콘텐츠 영역
깎아지른 듯한 높은 절벽과 피오르드 해안. 빙하와 만년설로 덮여있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이 이국적 풍광으로 다가오는 나라, 바로 ‘노르웨이’다.
북쪽이라는 뜻의 ‘Nor’와 길이라는 뜻의 ‘way’가 합쳐져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는 뜻의 노르웨이는 누구나 한번쯤 여행하고 싶은 아름답고 청정한 국가이다.
노르웨이는 민족주의가 팽창하던 20세기 초 1905년에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한 국가로 한때 덴마크에 복속되어 있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가 있는 민족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이어왔다.
20세기 초 독립한 노르웨이 인들도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통해 전통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었다.
이런 열망을 가진 예술가들 중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는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악가라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은 북유럽 자연의 맑고 고요하며 거대한 선율과 민속적인 리듬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그리그는 교향곡을 포함해 실내악 합창곡, 가곡 등 다양한 작품을 작곡했는데 모두 우리에게 서정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아래 언급하는 네 가지 작품은 그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자주 연주되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네 작품은 화려한 스크린 속에서도 빛나고 있다. 각각의 작품들은 어떤 스토리와 특징을 갖고 있을까.
◆ 페르 귄트 모음곡(Peer Gynt Suite)
그리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을 들라면 바로 <페르 귄트 모음곡(Peer Gynt Suite)>을 꼽을 수 있다.
그리그는 근대 연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Ibsen)’과 자주 교류가 있었다. 어느 날 입센이 자신의 희곡 <페르 귄트>의 극 부수음악을 31세의 젊은 그리그에게 부탁하였다.
그리그는 처음 오리지널 악보를 5막 26개의 악장으로 구성했는데, 이후 10년뒤 각각 4개의 악장을 가진 2개의 모음곡형식으로 만들었다.
작품 <페르 귄트>는 ‘페르’가 이름이고 ‘귄트’가 성(姓)인 풍운아 기질의 망나니 주인공 이름이다.
노르웨이 민속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희극 페르 귄트는 드라마틱한 주인공의 삶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정신세계를 그리고 있다.
모음곡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은 맨 처음 등장하는 <아침의 기분(Morgenstimmung)>과 <산속 마왕의 전당에서(In der Halle des Bergkonigs)> 그리고 <솔베이그의 노래 (Solveigs Lied)>를 들 수 있다.
모음곡1번의 첫 번째 곡 <아침의 기분>은 플루트의 목가적인 선율로 시작하여 아침햇살이 서서히 떠오르는 모로코의 해안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아침의 기분>은 찰튼 헤스턴 주연의 영화 <소일런트 그린>과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카인의 두 얼굴> 그리고 드라마 <빅뱅이론>과 애니메이션 <심슨> 등의 OST로 활용되었다.
<산속 마왕의 전당에서> 또한 익숙한 멜로디로 애니메이션 <가제트 형사>의 테마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곡은 페르 귄트 2막 6번째 장면을 위한 부수음악이었지만 이후 1번 모음곡의 마지막 곡이 되었다.
작품은 산속 트롤(요괴)의 딸과 사랑에 빠진 페르 귄트가 약혼하고 요괴의 수하에게 위협받는 등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가제트 형사 이외에도 영화 <쟈니 잉글리쉬>, <랫 레이스>, TV시리즈 <바빌론 베를린>, 애니메이션 <스머프> 등 많은 작품에 삽입되었다.
2번 모음곡의 마지막 곡인 <솔베이지의 노래>는 구슬프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유명하다.
노래의 줄거리는 어린 시절 페르 귄트와 결혼한 솔베이지가 오랜 세월이 지나 세계를 유랑하며 큰돈도 벌었지만 마지막에 모든 것을 잃은 페르 귄트를 만난다.
그리고 죽어가는 남편을 위해 노래를 부르며 자신도 함께 따라간다는 내용이다. 솔베이지의 아름다운 선율은 영화 <사탄의 인형 3>, <엠버스>, <Face of the Trinity> 등 다양한 영화에 사용되었다.
◆ 피아노 협주곡(Piano Concerto in A minor)
북유럽의 쇼팽이라고 불리는 그리그는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그리고 베토벤의 <황제>와 더불어 가장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협주곡으로 유명하다.
불과 그의 나이 25살에 쓰여진 이 피아노 협주곡은 대담하고 극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해 짙은 서정성과 토속적 리듬선율이 돋보인다.
소나타 형식의 고전적인 3악장으로 작곡되었지만 작곡가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비르투오소적인 느낌 또한 물씬 풍기고 있다.
특히 마지막 3악장은 그리그가 좋아하고 각종 축하행사에서 공연되는 노르웨이 민속춤 ‘홀링(Halling)’ 댄스의 리듬이 악장전체에 흐르고 있다.
당대 피아노의 황제 프란츠 리스트는 그리그의 협주곡을 가리켜 ‘스칸디나비아의 혼’이라며 극찬했고 그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높이 샀다.
또한 작품을 작곡한 이듬해인 1869년, 코펜하겐에서 초연된 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당시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연주와 레코딩으로 듣고 있는 작품은 초연 이후 7번의 수정과 개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뛰어난 선율이 매력적인 그의 협주곡은 영화와 드라마에도 자주 활용되었다. 여러 작품들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발레리나에서 스파이가 되는 스토리의 영화 <레드 스페로>를 비롯해 <디 오너스>, 골든 글로브를 수상한 TV시리즈 <모차르트 인 더 정글>과 드라마 <Best of the Worst>등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 서정 소곡집(Lyric Pieces)
그리그의 <서정 소곡집(Lyric Pieces Book)>은 모두 피아노 작품으로 그의 전 생애를 관통하고 있는 전집이다.
앞서 소개한 강렬한 도입부의 피아노 협주곡과는 다르게 고상하며 순박한 매력들을 갖고 있다.
전체 10권으로 되어있는 이 아름다운 작품집은 모두 66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낭만주의 음악의 함축적이며 시적인 특징이 잘 드러난 걸작이다.
먼저 1권은 20대 초 중반의 순수하며 낭만적인 그리그의 모습이 보인다. 멘델스존의 <무언가>와도 비슷한 스타일은 시대적인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결과일 것이다.
2권은 15년뒤에 완성이 되었는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전통적 낭만성 위에 민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3권은 그가 40대중반에 완성한 작품으로 전작 보다 좀더 성숙하고 개성이 넘치는 곡들을 선보였다.
전체 6곡으로 이루어진 3권은 모두 훌륭하지만 첫 곡 <나비>를 비롯해 다섯 번째 곡 <사랑의 시>, 마지막 <봄에 부침>이 특히 아름답다.
북유럽의 춥고 긴 계절을 지나 그리그가 바라던 자연 속 고향의 아름다움과 따스함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그가 태어난 베르겐 교외의 트롤드하우겐에 머물 당시 작곡되었다.
3권은 2권이 나온 지 3년뒤 완성된 그의 원숙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그의 아름다운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서정소곡집은 나이와 함께 깊어지는 그의 음악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러 영화에 활용된 서정소곡집은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와 <호색한>을 비롯해 TV시리즈 <Verguenza>와 <바빌론 베를린> 등 여러 작품에 사용되었다.
◆ 홀베르그 모음곡(Holberg Suite)
루드빅 홀베르크(Ludvig Holberg) 남작은 극작가로 북유럽의 ‘몰리에르(Moliere)’라 불릴 정도로 문학계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1884년 12월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가 고향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렸다. 사실 홀베르크는 덴마크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었는데, 그 당시 노르웨이는 덴마크에 복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양국의 존경을 받는 그의 기념축제에 같은 동향 출신 그리그는 행사음악을 위촉 받았다. 그리고 홀베르크가 활동하던 바로크 시대 음악 풍의 피아노 작품 <홀베르크의 시대로부터>를 발표했다.
기념회에서 초연된 이후 많은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다시 그리그에 의해 이듬해 현악 합주용 <홀베르크 모음곡(Holberg Suite for string orchestra)>으로 편곡되었다.
전체 5악장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은 각각 바흐, 헨델의 프랑스풍 춤곡형식을 띄고 있다. 1악장 프렐류드(Prelude)는 전주곡이란 뜻으로 활기차며 산들바람 같은 선율이 인상적이다.
2악장 사라방드(Sarabande)는 스페인 무곡에서 발전되어 프랑스에서 유행한 춤곡으로 3/4 또는 3/2박자의 리듬을 갖고 있으며 선율의 우아한 격조가 춤곡의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3악장 가보트(Gavotte)는 짧은 선율의 트리오가 중간에 등장하며 전체적으로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4악장 아리아(Air)는 종교적인 느낌의 곡으로 삶의 비애와 서정성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 5악장 리고동(Rigaudon)은 프로방스 지방에서 시작되어 파리궁정과 영국에서 유행한 춤곡이다. 홀베르크 모음곡에서는 흥겨운 악장의 솔로 바이올린 연주가 돋보이며 감각적인 트리오가 중간에 삽입되어있다.
많은 평론가들은 홀베르크 모음곡의 작품성을 페르 귄트와 같은 위치로 말할 정도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홀베르크 모음곡은 영화 <뉴욕, 아이 러브 유>, <존 윅 챕터 3 : 파라벨룸>, <나는 그것을 사랑한다> 그리고 2015년 작 <When the World Came to San Francisco>에 OST로 활용되었다.
☞ 음반추천
페르 귄트 모음곡은 카라얀의 레코딩이 대중적이며 네빌 메리너(Sir Neville Marriner)와 세인트 마틴 인더필즈(saint martin in the fields)의 연주가 정말 아름답다.
피아노 협주곡은 개인적으로 루빈스타인(Arthur Rubinstein)의 앨범을 좋아한다. 리히터(Sviatoslav Richter)의 연주 또한 감동적이다. 현대 연주자로는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Leif Ove Andsnes)의 연주를 추천드린다.
그리그의 서정 소곡집은 에밀 길렐스(Emil Gilels)의 음반과 안드라스 쉬프(Schiff Andras)의 레코딩이 담백하며 아름답다.
홀베르그 모음곡은 앞서 언급한 세인트 마틴 인더필즈의 레코딩을 선호하고, 오스트렐리안 챔버의 에너지 넘치는 연주 또한 권해드리겠다.
◆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비엔나 국립음대와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 후 Memphis 심포니, Chicago civic오케스트라, Ohio필하모닉 악장 등을 역임하고 London 심포니, Royal Flemisch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igenartig@naver.com
이전다음기사 영역
이전기사올림픽에 영감을 받은 ‘올림픽’ 음악들지금 이 뉴스
- 정책뉴스 전 공무원 감염병 교육 의무화…국가 대응력 향상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9월 개정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및 직원 등에 대한 감염병 교육이 의무화된다고 밝혔다. 전 공무원에 대한 감염병 교육은 지난 코로나19 대응 당시 감염병에 대한 기본교육이 전무한 상황에서 중앙 행정기관 및 지자체 공무원 등이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지원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향후 감염병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교육을 통해 위기 시 공직자 감염 피해를 최소화해 정부 기능을 유지하고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통합적인 국가 대응력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육 의무 대상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및 직원이며, 공공 기관 소속 직원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제공한 교육 과정을 활용해 감염병 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 감염병 교육은 감염병 위기 대응 체계 및 관련 법령 현황, 감염병 유행 및 위기 대응 관련 주요 사례 등을 포함해야 하며 집합 교육, 인터넷 교육 등 기관 특성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원활한 감염병 교육 이수를 위해 이러닝 교육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9월 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수도권 해외유입 신종감염병 대응 합동훈련’에서 취약 대상자(임산부) 승객을 가정한 훈련 참가자가 중증도 및 위험도를 평가받고 있다. 2024.9.3(ⓒ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필수 이수 시간은 일반과 핵심 인력을 구분해 차등화된다. 일반 공무원(직원)은 매년 1시간 이상, 감염병 대응 핵심 인력인 지역보건의료기관 및 보건진료소 소속 공무원(직원)은 매년 4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에 규정된 역학조사반원의 경우 매년 10시간 이상의 감염병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아울러, 감염병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기관은 매년 교육을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다음 연도 2월 28일까지 질병관리청에 제출한다. 다만, 올해는 법 시행일을 감안해 시범 기간으로 운영하고 내년부터 필수 시간 이수 및 실적 보고 의무가 적용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교육을 통해 감염병과 위기 대응에 대한 이해가 향상된다면 향후 감염병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염병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의 : 질병관리청 질병데이터과학분석관 질병관리역량개발담당관(043-719-7723)
- 한컷 추석 연휴, 알아두면 유익한 연락처 긴 명절 연휴에 갑자기 아프거나 사고가 나면 당황스러운데요. 그래서, 알아두면 유용한 연락처를 한데 모아 알려 드립니다! 문 여는 병원·약국 찾기부터 수도·가스·전기 고장 신고, 고속도로 긴급 견인, 실시간 교통 상황 등 위 이미지를 확인해주세요. 모쪼록 즐겁고 평온한 연휴 보내시기 바랍니다.
- 여행 웃음도 즐거움도 넉넉하게! 황금연휴를 만끽할 추석 여행지 추천 웃음도 즐거움도 넉넉하게! 황금연휴를 만끽할 추석 여행지 추천 풍성한 한가위를 맞아 연휴에 가볼 만한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달멍도 하고 소원도 빌어봐!, 풍경 좋은 달맞이 명소 경기 수원 서장대, 취향대로 마음껏 즐겨봐!이색적인 체험 전시, 흥겨운 분위기에 푹 빠져봐! 가볼 만한 가을 축제, 고향 나들이 떠나봐! 투어패스로 알뜰하게 누리는 여행, 추석 특선 여행을 위한 특별한 혜택!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산업부, 추석 명절 맞아 방학동 도깨비전통시장 방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관계자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물가 및 에너지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물가 및 에너지 안전 상황을 점검한 후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관계자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물가 및 에너지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물가 및 에너지 안전 상황을 점검한 후 온누리 상품권으로 떡을 구매하고 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서민 물가 및 에너지 안전 상황을 점검한 후 상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나도 모르는 대출 실행 사전 차단하는,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8월 중순 즈음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등록금 납부 내용이 담긴 문자였다. 얼핏 보니, 등록금 납부 경로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링크를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마침방학 중에 학교 서버가 개편되어 크게 바뀌기도 했다. 그즈음이면 학기 등록을 해야 할 시기였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누르려다가 멈칫했다. 등록금을 납부하라는 내용과 함께 수상한 URL이 도착했다. 발신 번호가 내가 알고 있던 학교 번호가 아니었다. 낯선 전화번호에 찜찜해서 누르지 않고 일단 메시지 창을닫았다.알고 보니 문자에 삽입된 URL을 누르기만 해도 핸드폰에 악성 앱이 설치되어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신종 범죄 유형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빠져나간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대출이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도 모르는 대출이라니, 깜짝 놀라 인터넷을 조금 더 찾아보았다. 나처럼 URL이 들어 있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링크를 눌렀다가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한 군데도 아니고 두세 군데의 은행에 걸쳐서 발생한 대출 피해도 있고, 예금 해지 피해를 받은 사람들도 있었다. 적게는 천만 원부터 많게는 억 단위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며 어떡하면 좋냐는 사례들을 읽어보면서 내 눈앞이 아찔해질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디지털 금융거래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개인 신용정보 탈취 피해 사례도 그만큼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마침 8월 23일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시행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여신거래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막아주는 서비스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안내.(출처=금융위원회) 신용대출, 카드론은 물론, 신용카드 발급과 주식담보대출, 예적금 담보대출까지 개인의 신규 여신거래를 사전에 차단해준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입 즉시 한국신용정보원에 안심차단 정보가 등록된다. 따라서 모르는 사이에 실행되는 대출에서 발생하는 금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용자가 현재 거래 중인 은행, 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우체국 영업점 등을 직접 방문해서 본인 확인을 거치면 신청할 수 있다. 내가 거래 중인 금융회사에 방문해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출처=금융위원회)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싶으면 한국신용정보원 누리집(https://www.credit4u.or.kr:2443/)을 통해 신청할 수 있는 금융회사들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신용정보 열람서비스 역시 한국신용정보원 누리집을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내가 자주 이용하는 은행에 가서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신청하고 왔다. 은행에 가서 위와 같은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직원에게 최근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는 비율이 많은지 여쭤보니,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해 나처럼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러 은행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신용정보원 누리집에서 나의 신청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청 과정과 상태는 한국신용정보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고, 신청 금융회사에서 반기 1회,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신청 내역을 통지해준다고 한다. 현재는 대면 신청만 가능한데, 은행 직원분께 여쭤보니 추후에 비대면 신청도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들었다. 또한 지금은 신청자 본인이나 법정 대리인만 직접 금융회사에 방문해야만 신청할 수 있는데, 정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나면 위임받은 대리인도 신청할 수 있도록 바뀔 예정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안심차단 여부 확인 경로 및 해제 방법.(출처=금융위원회) 이렇게 안심차단 서비스를 신청하고 나면, 금융회사에서 나의 신규 여신거래를 취급할 때, 신용정보원에 금융거래 사전차단 정보가 등록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차단정보가 등록되어 있으면, 신규 여신거래를 중단하고 내게 즉시 안내해준다고 한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정보가 등록되면 다음과 같이 안내 문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내가 직접 신규 여신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 차단했던 내용을 풀 수는 없을까? 그건 아니다. 소비자는 언제든지 어느 금융회사에 방문해서 여신거래 차단 서비스를 해제할 수 있다. 금융회사에서도 소비자에게 해제 사실을 통지하는 게 의무라고 하니, 타인이 나의 여신거래 차단 서비스를 해제할 걱정은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해당 서비스에는 현재 은행, 금융투자, 보험, 여신전문, 저축은행은 물론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4,012개의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다.(출처=금융위원회) 해당 서비스에는 현재 은행, 금융투자, 보험, 여신전문, 저축은행은 물론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4,012개의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내 개인정보를 더 철저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 같다. 보이스피싱 등을 비롯한 금융범죄는 고령자뿐만 아니라 나 같은 청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 걸쳐서 발생한다. 금전의 액수에 따라 회복하기 어려운 금전적 피해를 유발하기도 하고, 정신적 피해로 일상이 망가지기도 하니, 더 주의해서 예방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이용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보이스피싱과 스팸 문자에 대처하는 방법을 덧붙이고자 한다. 범람하는 스팸 유형에 스스로 정보를 더 철저하게 지켜나갈 필요가 있는 요즘이다. 의심스러운 전화나 이상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가 오면 답하거나 클릭하지 말고 바로 스팸 차단하거나 삭제하길 권한다. 최근에는 목소리를 녹음해서 보이스피싱에 이용하는 신종 범죄 유형도 생겼다고 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녹음을 당할 수도 있으니 먼저 답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이 전화해 금전을 요구하더라도 미심쩍거나 수상한 느낌이 든다면 다시 전화해서 꼭 확인하길 바란다.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숏폼 우리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 대통령실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