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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호
- [특별기고(寄稿)]“우리 모두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국(祖國)창조에 동참(同參)해야” 김 형 석(金亨錫) 연세대(延世大) 명예교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큰 불행중의 하나는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다. 재작년 통계에서는 국민의 70%이상이 정치인을 믿지 못한다는 발표였다. 지금도 모(某) 정당의 위기를 떠들고 있으나 그것은 여야정당에 대한 환멸감을 더해주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게 되면 대한민국은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새정부는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즉 국민의 신의를 되찾아야하며 그 단결과 화합된 힘을 갖고 국제적으로는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대내적인 통일성이 없이는 대외적인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구한말기의 우리 민족이 자기결정권을 상실했고 오늘은 세계 최강대국으로 자처했던 소련이 아직도 자기결정권을 차지 못해 열강의 동정을 모으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면 그 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정부의 지도층과 각계의 민간 지도자들이 함께 나라를 걱정하는 자세로 대화와 협력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 정부는 민간지도층의 협력을 얻지 못하고서는 국민들의 신뢰와 협력을 얻기 어려운 단계에 처해있다. 과거와 같은 관주도형의 행정이나 감독기능이 최고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 국가는 국민적 결정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필자는 교육부가 지금과 같은 주도권과 감독권을 견지하는 한, 교육의 본질도 막강하나 창피스러운 입시의 부정도 막을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후일에는 교육은 교육자에 맡겨서 좋은 시기가 올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관민의 지도층이 협력해서 국민들의 신뢰와 협력을 얻지 못하면 모든 일이 불가능해진다. 기업인들은 교육인들보다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이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를 견주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경제의 병을 앓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과 정부가 갖고 있는 경제에 대한 의식구조인 것이다. 그 의식구조를 위해 생각있는 국민들은 두가지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자체가 긴축정책에 앞장서며, 국민보다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들이 종교와 사회단체에 헌금하는 것보다 세금을 내는 편이 가난한 국민들의 복지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긴축과 국민복지를 위한 경제순위를 지켜주기 바란다. 지도층, 근검(勤儉) 모범보일 때 새 정부 기간중에는 독립기념관을 짓는 일이나 예술의 전당을 신축하는 일같은 소외층의 복지와 관계가 없는 전시사업은 안해주기 바란다. 그것을 보는 종교계의 지도자들도 가치관이 전도되어 사찰과 교회당을 짓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와 종교계가 모두 국민들의 건전한 경제관을 병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부탁하기 송구스러우나 기업을 크게 운영하는 기업인들이 솔선수범해서 근면하고 검소한 생활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철없는 졸부들은 좀더 기다려야 하겠으나 기업인들은 사회의 지도층이 아니겠는가. 장관들, 국회의원들, 기업인들이 근면하고 검소한 모범을 보여주고 국민들이 그들을 모방한다면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지도층인사들이 아니겠는가. 자본주의 경제의 성공은 기업인들의 국민에 대한 기여정신과 봉사가치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먼 앞날까지 생각해 주었으면 고맙겠다. 교육(敎育)·종교계도 각성해야 이들보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건전한 국민정신을 위한 새로운 가치관의 제시인 것이다. 과거의 도덕교훈이나 기성세대의 유산을 앞서는 가치관의 창출과 제시가 있어야 한다. 그 일을 위해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제도나 기관보다도 교육을 건전하게 이끌며 종교계의 지도자들이 그 책임을 분담해 주어야 한다. 교육계와 종교계가 오늘과 같이 무성의하고 무책임하면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한다. 한가지 뚜렷한 것은 물질이나 황금만능사상을 정신적 가치의 존귀성 밑으로 흡수시키며 모든 가치와 삶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존엄성에 있다는 인간목적관을 확립해가는 일이다. 어떤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는가.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국을 창조해가는 일이다. 우리 모두가 그 일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다. 1993.02.18
- 주간 국정(國政)메모 서비스부분 70개 업종 개방경제기획원 경제기획원은 15일 GATS(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본격 대처하기 위해, 서비스부문의 개방업종을 현재 55개에서 약 70개 정도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비스부분 수정양허(讓許)계획표를 오는 2월말까지 마련, GATT에 제출키로 했다. 16일 외교(外交)박물관 개관외무부 구한말(舊韓末)부터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외교사(外交史)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외교박물관(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2층)이 16일 문을 열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구한말(舊韓末)부터의 각종조약 신임장 정상간(頂上間)친서 사진 등 외교관계 사료 1백41점이 전시되고 있다. 내년부터 종량세제(從量稅制) 도입 시행재무부 재무부는 15일 농산물 신규국산개발품 등을 외국의 저가공세(低價攻勢)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수입물품의 수량을 기준으로 관셰를 적용하는 종량세제(從量稅制)를 내년부터 본격 도입키로 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기공문화부 문화부는 18일 서울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회관 신축 기공식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건립현장에서 가졌다. 내달부터 의보수가(醫保酬價) 5% 인하(引下)보사부 보사부는 15일 올해 의료보험수가 인상률을 5%로 확정, 이를 오는 3월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보사부는 그러나 총 보험진료비중 34.93%를 차지하는 보험약가가 인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국민이 부담할 의료비는 3.25% 오르게 된다고 밝혔다. 차세대(次世代) 국가기간전산망 구축체신부 체신부는 오는 96년으로 제2단게 국가기간전산망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97년부터 첨단정보통신기술을 활용, 2000년대를 대비한 차세대 국가기간전산망을 구축 운용키로 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국장급(局長級) 대상 고위정책과정 개설총무처 총무처는 행정능력 제고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중앙공부원교육원(경지고 과천 소재)에 국장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1년과정의 고위정책과정을 개설 운영키로 했다. 도내(道內) 11곳에 종합과학관 건립충북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은 12일 95년까지 도내 11개 지역 교육청에 현대식 종합과학관을 건립키로 했다. 과학관별로 각각 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종합과학관은 과학교육자료실, 컴퓨터실 등 현대식 시설을 갖추게 된다. 1993.02.18
- [남북(南北)기본합의서 발효(發效) 1주년]남북(南北)관계 실질적 진전없다 남북(南北)기본합의서가 채택, 발효된지 2월19일로 1년이 된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책임있는 쌍방당국 사이에 채택된 기본합의서는 상호간 정치적으로 화해하고 군사적으로 침범하지 않으며,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교류협력을 실시해 나감으로써 평화통일(平和統一)의 기반을 다지는 것을 그 골자로 하고 있다. 평화통일(平和統一) 해결 답보상태 기본합의서가 갖는 첫째 의미는 한반도(韓半島)의 평화(平和)와 통일(統一)문제는 우리 민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데 있다. 한반도 분단은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타의에 의해 초래되었으며 최근의 동북아(東北亞)를 포함한 세계질서는 탈냉전(脫冷戰)의 급격한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우리 민족도 세계사의 변화추세에 맞추어 이념적 대결을 스스로 청산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한반도(韓半島) 문제는 한국화(韓國化) 원칙을 내외에 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남북간(南北韓)은 기본합의서를 발효시킴으로써 평화공존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통일(統一)문제는 남북간에 존재하는 이념적·제도적 차이뿐만 아니라 누적된 불신으로 인해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핵(核)사찰 거부땐 관계악화 그것은 남북한(南北韓)이 평화공존이라는 중간과정을 통해 민족통일(統一)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평화공존체제의 구축은 남북(南北)화해·협력 단계와 남북(南北)연합 단계로 세분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기본합의서란 남북(南北)화해·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자 하나의 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본합의서 발효에도 불구하고 1년이 경과하도록 남북(南北)관계가 아직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北韓)이 합의서를 실천에 옮길 만한 내부태세가 갖추어져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남(對南)정책의 2중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남조선(南朝鮮)혁명노선과 남북(南北)체제공존정책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정책의 혼조현상은 바로 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어렵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앞으로 남북(南北)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단기적으로 볼 때는 남북(南北)간의 최대현안인 핵(核)문제해결에 북한(北韓)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한다. 이점에 관해서는 대체로 세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북한(北韓)이 영변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査察)을 계속 거부할 경우 남북(南北)관계와 그들의 대외(對外)관계는 더욱 경색화할 것이다. 둘째, 북한(北韓)이 의심을 받고있는 영변 핵(核)폐기물을 다른 장소로 은닉시킨 후 위장사찰을 받을 경우 IAEA와 북한(北韓)간에 공방이 계속되면서 남북관계도 상당기간 냉각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제한된 개방(開放)정책 불가피 셋째, 북한(北韓)이 핵(核)의혹을 완전 해소시킬 경우 남북(南北)관계는 진전되고 그들의 대미(對美)·대일(對日)관계도 개선될 것이다. 또 북한(北韓)은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식(中國式) 개방 모델을 원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것이 체제유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여 극히 제한되고 통제된 경제개방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北韓)은 김일성 생존시 남조선(南朝鮮)혁명노선과 남북(南北)체제공존모색이라는 이중(二重)정책을 계속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견지에서 기본합의서의 이행을 통한 남북(南北)관계의 실질적 진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송 영 대(宋榮大) 남북회담사무국 자문위원 1993.02.18
- [외신(外信)중계]북한(北韓) 권력향방 추측 난무 일본경제신문(日本經濟新聞) 분석 일(日) 니혼게이자이(일경(日經))신문 15일자(字)는 북한(北韓)권력의 행방이란 제하로 북한(北韓)권력의 김정일(金正日)에로의 이양가능성을 3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다음은 관련기사 요약. 시나리오 I : 톱의 교대없이 김정일(金正日)에로의 실질적인 권력의 이행만 진행된다. 최근 북한(北韓)에서는 김정일(金正日)인맥의 대두가 눈에 띄고 있다. 작년말에 강성산(姜成山)을 수상에 재기용한 이외에 김달현 부수상, 김용순 서기가 모두 당정치 국원 후보로 승격했으며 또 장성택은 당 중앙위원이 됐다. 북한(北韓)관계자 사이에서는 국가주석 및 당총서기는 종신포스트라는 생각이 뿌리깊다. 또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는 金서기가 군부내에 아직 권력기반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견해가 있다. 따라서 현실적인 분석으로는 톱의 교대는 없는 채 실질적 권력이양만이 최종 국면을 향해 진행된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가능성 70%) 시나리오Ⅱ : 김정일(金正日)이 곧 국가주석이나 당총서기에 취임한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말 김정일(金正日)동지(서기)는 인민을 위해 인덕(仁德)의 정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의 논설을 게재했다. 새로운 金서기 찬양 캠페인을 시작한 것 같다. 또 정권이양이 드디더 최종단계에 들어섰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金주석이 만 80세의 고령이라는 사실을 들어 생존중 최고 포스트의 이양이 행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강하다.(25%) 시나리오Ⅲ : 金으로의 정권이양은 이뤄지지 않는다. 1월초 김정일(金正日)서기의 이복동생일 김평일 주 불가리아 대사가 경질되었다는 오보가 있어 일시 화제가 되었다. 金서기가 자신의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있는 동(同) 대사(大使)를 소외시키고 있다는 분석은 동경(東京) 북한 전문가 사이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이다. 권력을 둘러싼 불화가 표면화되면 金서기에게 정권이 이양되지 않을 케이스도 생각될 수 있다.(5%) 1993.02.18
- [중소(中小)기업 이렇게 해야 산다]대출(貸出)몫 확대 일인(一認)·허가(許可)절차 간소화 시급 김 청 성(金 淸 盛) 중기(中企)중앙회 정책연구실장 경기침체와 우리산업의 경쟁력(競爭力) 약화로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2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기업의 투자의욕도 현저히 감퇴되어 있어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큰 우려가 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의 부도와 도산이 급증하여 작년에는 부도업체수가 1만여개에 달하였다. 이는 91년에 비하여 60% 이상이나 증가한 숫자이며 부도업체의 거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일 뿐만 아니라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로 가장 높아 정부의 안정화(安定化)시책이 의도하는 산업의 구조조정이 바람직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단시일내에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적(量的) 고도성장이 한계에 달한 시점에서 경제의 질적(質的) 안정성장을 목표로 하여 향후 경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영안정(經營安定)과 원활한 구조조정은 필수적인 과제임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으나 이같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국내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점들의 해결이 시급하다.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크게 구조 및 제도적인 문제로부터 유래하지만 이 두가지 문제가 상이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 복합·상승작용을 하여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경영자원(經營資源)이 대기업과 특정산업에 편중되어 있는 기업환경에서는 중소기업이 구조적으로 취약하여 급속하게 변하는 대내외적(對內外的)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중소기업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각종 지원제도를 수립, 시행하고 있으나 이같은 지원제도 자체가 경제전반의 구조 및 제도적인 문제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애로(經營隘路)에는 자금, 인력, 기술, 대기업과의 관계 및 각종 행정 및 제도적 요인 등이 있으나 자금난(資金難)과 관련하여 최근의 금리인하(金利引下)와 행정규제만을 예로 들기로 한다.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문제는 우선 그 절대적인 규모가 적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특히 제1금융권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에 일정비율을 대출하도록 의무대출비율을 설정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이 제2금융권의 비중이 제1금융권보다 크고 또한 확대되고 있는 상태에서 의무대출비율이 제대로 지켜진다해도 자금(資金)수요량이 항상 공급량보다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자금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신용사회(信用社會)가 정착되지 않고 기업의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단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고 있는 현시점에서 은행의 담보대출(擔保貸出)관행만을 나무랄 수도 없다. 은행도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수익기관(收益機關)이므로 위험도가 높고 비용부담과 절차상의 복잡함을 이유로 중소기업을 기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같은 여건하에서 최근의 금리인하(金利引下)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예상된 바이다. 금리인하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의 경감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구조하에서는 그 혜택이 부채(負債)가 많은 기업과 대출이 용이한 기업에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신금리(與信金利)인하와 더불어 수신금리(受信金利)도 인하된에 따라 소비지출률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신금리의 인하로 인해 대출자금 공급량의 축소를 우려하게 되는 금융기관이 대출에 따른 손실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출기준 및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이란 자금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아직 금리수준의 높음을 논(論)할 수준이 아닌 것이다. 행정규제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는 예가 공장설립에 따른 절차상의 번거로움이다. 60가지의 절차, 3백12종의 서류, 그리고 1천일이 소요되는 우리나라의 인(認)·허가(許可)과정과 20가지의 절차, 2백38종의 서류, 2백45일의 소요기간을 요하는 경쟁국인 대만(臺灣)의 경우를 비교해보면 우리기업이 공장설립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경비를 낭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부의 규제는 유형별로 행정절차규제, 사업활동규제, 기준규제, 의무부과로 나눌 수 있으며 이같은 규제의 문제점을 유형별로 나눈다면 비현실적인 규제, 중복규제, 규제근거를 상실한 규제, 행정편의적인 규제 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행정능력이 미흡한 중소기업은 위에서 언급한 공장설립에 생산 판매 의무고용(雇傭) 등에 이르는 필수적인 인(認)·허가(許可)에 따른 손실은 물론 각과정에서 발생가능한 비리(非理) 등으로 말미암아 기업활동 의욕이 크게 저하되는 것이다. 질적(質的) 안정성장을 위한 정부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함께 정책의 목적과 대상이 분명해야 하고 정책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환경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규제의 경우에도 환경과 불공정(不公正) 거래에 따른 불요불급한 규제를 제외한 각종 규제를 대폭 축소 완화하여야 할 것이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實效性)이 없으며 환경이 변하면 과거의 좋은 제도도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사회간접시설의 확충이 자주 언급되고 있으나 사회간접시설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인 도로, 항만, 철도 등만 주로 논의 대상이 되는 경향이 있으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인 교육 기술 제도 법령 정책결정 과정 등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1993.02.18
- [생활예의를 지킵시다-해외근무 정부·상사(商社)주재원 생활체험 좌담회]“그 나라 예법(禮法)따름이 해외(海外)생활의 기본” 참석자 ▲고 부 안(高富安) 47·공보처 공보관 ▲최 홍 성(崔弘成) 44·삼성물산 홍보실부장 ▲박 희 환(朴喜渙) 43·럭키금성 Project팀 부장 ▲이 원 재(李元在) 36·대우 MAP추진팀 차장 ▲백 효 기(白孝基) 44·KOTRA 상품개발부 과장 사회 : 양홍석(梁洪錫)사무관일시 : 1993년 2월 14일 정부간행물제작소 회의실 국력(國力)신장과 함께 세계는 우리의 활동무대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내왕하는 외국인들도 많고 외국에 나가는 한국인들도 많아졌다. 국정신문은 3대(大) 생활캠페인 - 생활(生活)예의를 지킵시다의 일환으로 국제화시대의 생활예의라는 주제의 좌담회를 가졌다. 오랜 해외생활 경험을 가진 정부 및 상사주재원 등을 통해 국제화시대에 갖춰야 할 생활예의를 알아본다. ▲사회=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입니다. 국제적 교류가 빈번한 국제화시대에 사는 만큼 우리국민이 알아야 할 외국의 생활에티켓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국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우선 나라마다 다른 인사예법을 소개해 주십시오. ▲이원재(李元在)차장=프랑스에서는 비주(bijou)라는 인사예법이 있습니다. 친한 사람을 만나면 가벼운 포옹과 함께 키스를 네 번 하는 예법입니다. 이때 키스는 흉내만 내야 하고 볼에 입술을 대서는 안됩니다. ▲이원재(高富安)공보관=제가 근무했던 남미(南美)의 아르헨티나에서는 가까운 친구나 부모형제가 오랫만에 만나면 서로 껴안고 볼에 키스를 하면서 반가워 합니다. 악수보다는 훨씬 깊은 애정의 표현이므로 따라 해서 손해 볼 것은 없습니다. 아랍, 신(神)에 가호가 습관화 ▲박희환(朴喜渙)부장=파키스탄에서 주재원으로 3년 근무하다 보니 신(神)의 가호가 있기를이란 표현이 입에 배어 가끔 서울에서도 무의식중에 튀어 나옵니다. 이 말은 전화를 걸 때나 처음 만났을 때 쓰는 의례적인 표현인데 아랍권 특히 회교국을 여행할 땐 상대편의 호의를 얻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입니다. ▲高공보관=중남미(中南美)에도 비슷한 인사람로 챠우(Chao)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옵니다. ▲白孝基과장=일본(日本)에서 명함교환은 필수적입니다. 일본인(日本人)만큼 명함을 철저히 교환하는 국민은 없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악수보다 90˚각도로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사회=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그 나라의 예법을 따르는 것이 교양인의 기본입니다. 특히 공적·사적방문은 서로의 교제를 깊이 있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최홍성(崔弘成)부장=미국(美國)에서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중요합니다. 특히 방문에 있어서는 약속한 시간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합니다. 만약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방문시간에 늦거나 방문을 취소할 경우에는 꼭 미리 연락을 해야 합니다. ▲李차장=약속이나 예약없이 중요한 만남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스토랑에 갈 때는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약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입구에서 사절당하는 일도 생기지요. ▲高공보관=앞에서 말씀해주신 미국(美國)이나 유럽에 비해 중남미(中南美)는 비교적 방문이 자유롭습니다. 웬만한 지위의 사람도 그냥 찾아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초콜렛 상자 등 간단한 선물을 들고 그냥 지나는 길에 들렀다고 하면 여간 기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면에서 우리와 매우 비슷한 점이 있지요. ▲사회=외국에서 생활하다보면 가장 중요하고 조심스러운 것이 테이블매너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시 그 격식과 절차를 잘 몰라 당황했거나 실수했던 경우는 없는지요. ▲李차장=프랑스에서는 점심식사가 가장 성찬입니다. 시간도 2~3시간이 보통이고 날씨 스포츠 문화 등 가벼운 대화를 즐기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점심을 빨리 먹어 치우는 습관이 있는 나에게는 이것은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朴부장=비슷한 얘기지만 한국에서는 식사에 초대되어 가보면 먼저 밥을 먹고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습니까. 그러나 중동(中東)에서는 그 반대입니다. 음료수 한 잔을 주고 더이상 할 얘기가 없을 때쯤 돼야 음식이 나옵니다. 식사 때는 오른손만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한국사람이 멋모르고 왼손을 사용, 음식을 집으면 표정이 변합니다. ▲崔부장=우리나라 사람이 양식만찬에 초대받아 많이 실수하는게 오른쪽 빵접시 위에 놓여있는 빵을 집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남의 빵을 먹는 꼴이지요. 또 음식을 먹을 때나 음료수를 마실 때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철칙입니다. 또 식사에서의 트림은 금기중의 금기로 여기는 만큼 조심해야 합니다. 일본(日本), 술잔돌리는것 실례 ▲白과장=일본(日本)은 같은 동양권(東洋圈)에 속하면서도 식사문화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관계로 밥그릇을 들고 먹어야 품위있는 식사예절이고 음주를 할 때는 첨잔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 잔을 돌리는 것은 아주 싫어합니다. ▲李차장=술에 관해서는 프랑스만큼 격식과 절차가 복잡한 나라도 없습니다.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어 문화인 대접을 받으려면 와인을 요리에 맞추어 제대로 고를 줄 알아야 합니다. 생선요리는 백(白)포도주, 고기에는 적(赤)포도주, 치즈를 먹은 후에는 꼬냑으로 입가심하는 등등이지요. ▲사회=식사예절 못지 않게 중요한게 올바른 옷입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복장이란 때와 장소에 맞게 입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주의할 점은 없는지요. 불(佛), 생선요리엔 백(白)포도주를 ▲高공보관=우리나라 사람들은 정갈한 느낌을 주는 흰 양말을 즐겨 신는데 외국에서는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 정장에는 검은색 계통을 즐겨 신습니다. ▲白과장=일본(日本)에서 장례식에 참석할 경우가 생기면 반드시 검정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매야 합니다. 부의금도 검정 손수건에 싸서 줄 정도니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崔부장=미국(美國)에서도 장례식의 복장은 남성은 어두운 계통의 옷에 검은 넥타이, 여성은 어두운 빛의 원피스를 입습니다. 기혼 여성은 검은 모자를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 같은 부조금(扶助金)제도는 없으며 굳이 성의를 나타내고 싶으면 자선단체나 고인이 관련된 학교에 고인의 이름으로 기증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여러분이 지적해 주신 것만이라도 몸에 익힌다면 외국인들에게 세련된 에티켓과 매너로써 한국인(韓國人)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시간 진지한 대화에 임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1993.02.18
- [카메라 현장(現場)]국토(國土)의 지도(地圖)를 바꾸는 새만금(萬金)간척사업 한창 전북변산(邊山)반도의 새만금(萬金)간척종합개발사업현장. 변산앞바다의 고군산열도와 군산앞바다의 비응도(飛應島) 등을 총길이 34㎞의 방조제로 연결, 4만 정보의 새로운 옥토로 만드는 대규모 간척사업이 4개공구 전(全)구간에 걸쳐 한창 진행중이다. 새만금(萬金)사업은 지난 91년 11월에 시작되어 오는 2004년까지 모두 8천2백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대역사(大役事). 올해는 모두 6백26억원을 투입, 1공구(대항리(大項里)~가력도(可力島))의 방조제 축제(3.2㎞)와 2공구(가력도(可力島)~신시도(新侍島))의 방조제를 쌓기 위한 바닥보호공사를 전개하고 3공구(신시도(新侍島)~야미도(夜味島))에서는 선착장과 연결도로가 건설되며 야미도와 비응도를 연결하는 4공구에서도 바닥보도 공사를 하게 된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34㎞)를 비롯, 대형 인공호수(용량3억5천만톤), 4만정보의 옥토, 해안관광 휴양지, 부산항 규모의 국제항 등이 들어서는 변산(邊山)반도는 서남해안 개발의 핵심지로서 국토의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21세기 태평양시대의 문호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3.02.18